인자요산 글/솜씨 방

동생에게 쓴 편지

didduddo 2010. 2. 28. 17:06

 

 

동생에게 언니가

                                                                                                인자요산

 

너가 아파하니 덩달아 아팠다.
서로 사는 것에 바쁘다 보니 덜 챙길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서운해 하지는 말아라.
너 사는 것 힘이 든 만큼 보이지 않게 다들 그만큼씩 힘들다면 넌 웃을 수도 있겠다.
사람 마음은 바다와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 깊은 바다를 들여다 보지 않고서 그 속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
겉이야 평화롭지만 그 안에서의 요동을 누구라 감히 짐작하겠느냐.
사람마음도 그와 비슷하여 입밖으로 꺼내지 않으면 상대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무엇을 고민하는지 알 수가 없단다. 마치 바다처럼...
그럴진데 말하지 않아도 상대가 알아주기를 바란다면 점쟁이 빤쓰라도 하나 사주어야하지 않겠니?
사주지도 않으면서 알아주지 않는다고 투정부린다면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나 듯
엉덩이에 뿔이라도 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진단 말이냐.

입학금으로 힘들다는 것 모르는 바도 아니며 너가 내색하지 않아도 생각하고 있었다.
혹여 그것으로 속이 상했었다면 미안하다.

마음으로만 생각을 간직할게 아니라 너하고 상의라도 해야했지 싶다.

아프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든지 알기 때문에 식구 중 누구라도 아프면 배로 아프다.

아파하지마. 그리고 말을 해. 푼수처럼... 푼수는 약해보이지만 강한 것이다.

가끔씩 푼수짓 하다보면 속은 척 웃어주는 이들이 있더라.
나도 푼수처럼 살고자 한다. 잘안되지만 요즘은 많이 가까워지고 있다.
언니들 뒀다 어디에 쓸래. 요긴하게 써먹어. 알았지?
그리고 많이 웃어. 형부한테 전화해줘서 고맙다.     0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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