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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아침

didduddo 2010. 2. 14. 12:52

 

 

 

 

2월 14일 일요일

지난 밤 아들 옆에서 잠을 잤다.

늦도록 친구들 만나 술을 마시고 오는데

엄마 경험상 만취상태이다.

"엄마, 괜찮으니까 들어가 자"라는 아들말 뒤로하고

아들 옆에 누워있다가  토하는 것 받아내고 물을 먹여 재웠다.

추울까봐 방 온도 올렸더니 땀이 흥건하다.

수건 갖다 닦아주고 이불 한겹 걷어내니 좀 낫다.

"엄마 좀 늙은 것 같어. 나이생각해서 건강검진 자주 받어."

"이눔아 낼모래면 쉰이여."

자식이 크는 만큼 부모 나이드는 것,

그것을 깨닫기까지는 한참이나 걸린다.

 

차례를 지내고

떡국과 전, 고기...를 싸서 병원에 다녀왔다.

엄마는 물끄러미 쳐다본다.

항상 그런다.

얼굴닦아 드리고 침상 정리하고

식사하는 것 돕고 과일까지 드시는 것 보고

주섬주섬 짐을 챙기면 또 가는가 싶어 물끄러미 쳐다본다.

"엄마, 이따 또 올께. 화투치고 있어."

부모는 무엇이고 자식은 또 무엇인가.

 

가게문 열고 손을 기다린다.

일상이 되어버린지 오래.

이곳은 어쩜 내 삶의 도피처인지도 모르겠다.

 

설날 아침!

모든 이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