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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도서방위사령부

didduddo 2011. 6. 17. 17:44

 

 
임경업은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잡혀간 소현세자를 구하려고 제물포를 떠난 뒤 얼마 못 가 배에 먹을거리가 떨어져 한 섬에 내렸다. 그는 가시나무 가지들을 개펄에 꽂아뒀고, 물이 빠지자 가지에 조기가 줄줄이 달려나와 식량으로 썼다고 한다. 임경업의 조기잡이 얘기는 문헌에 없지만 섬사람들은 임경업 덕분에 조기가 잘 잡힌다고 믿어왔다. 연평도 어부들은 임경업을 기리는 사당 충민사를 짓고 지금도 해마다 풍어제를 올린다.

▶1995년 인천시 옹진군은 고대소설 '심청전'에서 심청이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印塘水)가 서해 어디인지 조사해 달라고 민속학자들에게 의뢰했다. 학자들은 고증을 거쳐 백령도와 북한 장산곶 사이 바다가 인당수이고, 심청이 태어난 곳은 황해도 황주라고 발표했다. 이를 근거로 인당수가 보이는 백령도 진촌리엔 심청각이 섰다. 백령도 앞바다는 '심청전'에 묘사된 것처럼 유속이 빨라 작년 천안함 실종자 수색에도 애를 먹였다.

▶백령·대청·소청·연평·우도 등 서해 5도는 이렇듯 다양한 전설을 품은 곳이지만 6·25 때는 해상권을 장악하기 위한 쟁탈전이 치열했다. 1951년 4월 서해 섬을 확보하라는 명령을 받은 해병대가 강화도 옆 교동도에 이어 백령도를 점령했고 5월에는 석도와 초도까지 장악했다. 석도와 초도는 북한 진남포에서 30㎞, 평양에서 70㎞밖에 떨어지지 않은 요충지이다.

 

▶인민군은 자기네 코앞의 두 섬을 뺏으려고 52년 3월 반격에 나섰다. 해병대는 섬을 지키던 소대원 대부분이 사망·실종되는 격전을 치르며 두 섬을 지켜냈다. 그러나 53년 7월 27일 휴전협정과 함께 클라크 유엔군 사령관이 서해북방한계선(NLL)을 선포하면서 NLL 북쪽 석도와 초도가 북에 넘어갔다. 요충지 두 곳을 돌려받은 북한은 20년 동안 NLL에 아무 말이 없다가 73년 "NLL은 무효"라며 도발을 시작했다.

▶서해 5도 방어를 전담하는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그제 창설됐다. 해병대를 모체로 하는 한국군 최초의 육해공 합동사령부다. 작년 연평도 포격 때 군의 대응이 신속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9월부터는 코브라 공격헬기와 정밀유도무기도 배치된다. 북은 백령도에서 50㎞ 떨어진 고암포에 공기부양정 기지를 만들며 다시 긴장을 높이고 있다. 서방사가 선배 군인들이 피로 지켜온 NLL과 서해 5도의 든든한 파수꾼이 되리라 믿는다.

 

*북한이 16일 우리 군의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창설을 맹비난하며 “보복타격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대남선전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도발적 정체가 비낀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창설 놀음’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괴뢰들이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조작한 것은 군사적으로 예민한 지역에서 북침전쟁의 불집을 터뜨리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