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랑 놀아주기
지금은 여위고 연로하시지만
한 때는 순창 시골에서 가장 멋쟁이시고 잘 생긴
면장 사모님이셨다.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많이 모자라지 않게 살았었다.
그 시절 아버지들은 아내들의 속을 많이도 썩혔다.
두 자식 가슴에 묻으시고 한도 많고
남편에 대한 원망도 많으신 분이다.
그때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결혼하여 애 낳고 살아보니 사는 것이 얼마나 고단한 노릇인 줄 알겠다.
일찌기 부모님 여의고 올케손에서 자란 어머니의 외로움을
그땐 헤아리지 못하였음이 죄스럽고 마음이 아프다.
그 연세에 흰머리도 없고 검버섯도 없다.
할머니의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았으니 감사한 일이다.
나의 아들도 그런 날 올 것이다.
감사 할 일도 있을 것이며 못한 효에 아프기도 할 것이다..
다들 그렇게 사는 것이다.
아파하지 말아라.
단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