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 일요일(-99)
아들에게는 외삼촌인 어무이의 오빠는 올해 쉰 한 살이시다.
이쁘장한 얼굴에 소심하여 겁도 많고 울기대장이었다.
별명인 고양이의 '고'자만 나와도 울었으니 놀려 먹기도 좋았다.
"해찰하지 말고 빨리 오니라. 잉~~~"
외할머니께서 심부름을 시키면 어디서 무얼하는지 한나절이 걸린다.
심부름은 뒷전이고 다른 일에 한 눈을 팔기 때문이다.
오빠는 항상 어무이에게 졌다.
팔씨름까지도 졌었다.
별로 잘하는 것이 없어서 욕심 많은 외할아버지의 불만은 컸었다.
열등의식으로 기가 없이 늘 풀 죽어 있었다.
오빠와 다정하게 대화를 나눠 본 적이 별로 없었다.
부모님의 잦은 불화로 형제자매는 각자의 생각속에서 서로 다른 세상을 살았던 것 같다.
장성한 후에도 오빠를 이겨 먹었다.
지난 해 어버이 날, 큰 소리가 오고 간 후 왕래를 끊었으니 일 년이 되어간다.
오빠가 어깨관절 수술을 받아 병원에 입원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문병을 다녀왔다.
갈까 말까 망설이다 다녀 오고 나니 마음이 짠하다.
큰아들 노릇 제대로 못하고 대접을 못받으면서 받았을 상처가 컸을 것이다.
장남인 오빠에게 할 말이 많다.
하지만 오빠마음에 소리가 날까봐 참는 경우가 많다.
오빠도 동생에게 그러할 것이다.
상처받지 않은 가슴이 어디 있겠냐마는
상처받은 가슴이 또다시 상처 받아 아프지 않도록 서로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오빠, 미안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