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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didduddo 2011. 4. 9. 09:04

 

 

4월 9일 토요일(-100)

봇물처럼 터져버린 눈물 때문에 잘 다녀오라는 인사도 못하고

떠나 보낸 그 길이 어느새 100일이나 되었습니다.

울지 않겠노라고 그렇게 다짐하였건만 아들마저 울려버렸으니

눈물 훔치며 돌아서던 모습이 못난 어미 한시도 잊히지 않습니다.

이토록 오랫동안 대면하지 못한 얼굴은 그리움 되어 가슴이 시립니다.

 

200,300,400.......664일 아직은 까마득 하지만

언젠가는 그런 날 있었노라고 도란도란 이야기 할 날도 오겠지요.

09.12.30 09:15

 

입대 100일째 되는 날 7사단 부모님 사랑방에 올린 글의 일부이다.

까마득하게 여겨졌던 날들이 어느새 훌쩍 지났다.

군복무 564일(1년 6개월 18일) 앞으로 남은 100일(3개월 9일),

시간을 약삼아 보냈던,시리고 아팠던 그 세월이 다 어디로 갔을까.

짧지 않은 동안 우리는 인생을 공부하고 많은 것들을 터득하였다.

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엄만 더 강인해지고 더 다부져졌다.

장성한 아들을 이제는 품에서 내려 놓을 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

그것은 속박으로부터의 벗어남이다.

차마 떼어놓지 못하고 안으로 안으로만 품으려 들었던

모성애로부터 한걸음 물러섬이다.

 

아팠던만큼 성숙해지고 뒤돌아 보아 성찰할 수 있었던 값진 시간들이었다.

남은 100일, 그리고 100일후,

기쁨도 클것이며 공백기를  메우기 위한 삐걱거리는 과정도 겪게 될 것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성숙하게 잘 풀어나가리라 믿는다.

 

"엄마, 언제 다 깨?"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숫자를 564까지 깨느라 수고 많았다.

아직 깨지 않은 숫자 100도 보내고 나면 금방일 것이다.

그동안 애 많이 썼다. 사랑한다. 오늘도 수고 하셔라. 단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