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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돌사신(曲突徙薪)

didduddo 2011. 3. 18. 16:31

지나던 사람이 주인을 찾아와 이렇게 말했다.

"댁의 굴뚝이 너무 곧게 뻗었군요. 게다가 곁에 땔감까지 쌓아두어 화재가 염려됩니다.

굴뚝을 지금보다 조금 굽히시고, 땔감은 떨어진 곳으로 치우십시오."

주인은 네 걱정이나 잘하라는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봤다.

얼마 안 있어 정말 불이 났다.

다행히 이웃들이 달려와서 불을 껐다.

주인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소를 잡아 이웃에게 잔치를 베풀었다.

불 끄다 다친 사람을 가장 윗자리로 모셨다.

막상 앞서 굴뚝을 굽히고 땔감을 치우라고 충고한 사람은 잔치에 초대받지도 못했다.

어떤 사람이 말했다.

"앞서 그 사람의 충고를 들었더라면 잔치 비용 들일 것도 없이 아무 걱정이 없었겠지요.

이제 공을 논하면서 바른말로 충고해 준 사람은 아무 보람도 없고, 불 끄다가 이마를 다친

사람만 상객(上客) 대접을 받습니다 그려."

곡돌사신(曲突徙薪), 즉 굴뚝을 굽히고 땔감을 옮긴다는 고사가 여기서 나왔다.

흔히 예고 없는 재난을 미연에 대비하는 선견지명이나, 유비무환(有備無患)의 뜻으로 쓴다.

"한서(漢書)" '곽광전(霍光傳)'에 나온다.

 

소 잡아 잔치 할 생각 말고, 굴뚝을 굽히고 땔감을 옮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