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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가 인자 고등학생 되얏소?"

didduddo 2011. 2. 13. 20:10

 

"새끼가 인자 고등학생 되얏소?"

"군대갔어요. 제작년에..."

"오메~ 나는 인자 고등학교에 들어갔는갑다 힜는디."

시집 오기 전부터 사시던 동네어르신께서 술이 거나해져서 말씀을 건낸다.

평상시에는 가게에 오셔도 볼 일만 보시고 가시던 분이 술이 말문을 트이게 하였다.

"세월이 그렇소, 안 늙고 싶은디 새끼 커는 것 보면 이렇게 늙어 부리오."

누군들 흐르는 세월이 야속치 않을까. 그렇게 살다 가는 것을,

 

남의 일은 언제나 가늠을 못한다. 남의 일은 언제나 멈추어져 있다.

 

어무이도 처음 시집 올 땐 꽃처럼 이쁜 새색시였겠다.

세월을 뒤돌아보니 참 많이도 왔다.

앞으로 갈 길이 태산이지만 태산처럼 많은 날들을 살아왔다.

 

훈재아저씨네랑 고추전 부쳐 포천 일동 쌀막걸리를 마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지만 결국은 새끼이야기이다.

새끼처럼 감동을 주는 것은 없다. 이쁜 것도 없다.

 

24시간짜리 근무를 마치고 아침 일찍 전화를 준 아들,

근무 내용를 묻는 어무이에게 "엄만 말해도 몰라" 한다. 말해도 모르는 고거이 궁금타.

막걸리 너댓잔 마시고 취기가 살짝있다.  아직도 해야 할 일은 남아 있고...아들, 사랑한다. 단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