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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뭐가 그리 재미 났을까?

didduddo 2011. 1. 28. 16:07

 

 

1월 28일 금요일(-161)

시내버스가 파업을 한 후 처음으로 중앙시장에 장보러 가기위해 버스를 탔다.

정류장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볐고 한참을 기다린 후에 도착한

버스에 오르니 이미 만원이다. 만원버스는 여고때 타보고는 처음인 것 같다.

손잡이를 붙잡고 있노라니 3년동안 버스를 타고 등하교 했던 여고시절이 생각났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날처럼 느껴지지만 그것은 이미 아주 오래 전 일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자라 어느새 스무살을 훌쩍 넘겼으니 

오래되어도 아주 오래되어 빚이 바랜 흑백 이야기이다.

 

만원버스는 날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있었다.

하교후 각각 반이 다른 친구들이 모여  손을 잡거나 팔장을 끼고 다녔었다.

어느날은 좋아하는 선생님과 나란히 서서 등교할 때도 있었고

등굣길에 버스가 다리 난간으로 떨어져 부상을 당하기도 했고

짖궂은 남학생들의 장난에 울기도 여러번이었다.

그땐 뭐가 그리 재미 났을까? 많이 조잘대고 많이 웃었던 것 같다.

돌이켜보니 공부도 죽어라 안했고 말도 죽어라 안들었던 시절이었다.

내놓을만한 말썽쟁이는 아니었지만 표나지 않게 애도 먹였었다.

그 시절, 여고시절이 그리운 날이었다.

 

장보기를 마치고 집에 오니 종합경기장 앞에서 버스노조원들이 투쟁을 외치고 있다.

새삼 다시 느낀다. 노조 집행부는 말을 참 잘한다.

 

성난 듯 매섭던 추위가 다소 풀린 듯 부드러워졌다.

지난 밤은 추웠는지 수도가 다시 얼었다. 요즘 날씨 참 밉상이다.

아들은 휴가날이 정해졌는지 어쨌는지 소식이 없다. 오늘도 수고하셔라 단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