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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 칠성부대를 다녀와서

didduddo 2011. 1. 22. 19:09

 

 

아침 8시, 먼 길 간다고 이모가 아침밥을 차려 주어 든든하게 먹었다.

수원 잠원초등학교 정문에서 박성근네 가족을 만나 승용차에 동승하여 화천을 향하였다.

서로 초면이지만 사랑방에서 이미 인사를 나누었고 같은 마음으로 같은 곳을 향하다보니

그다지 불편하지 않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세시간여를 달려 집합 장소인 화천 칠성회관에

도착하였다. 약속한 시간보다 5분정도 늦게 도착하였더니 오실분들은 이미 다 오셨다.

오랫동안 다정하게 지내온 이웃처럼 반갑게 손을 마주잡고 인사를 나누었다.

아이들로 인하여 맺은 인연이 이처럼 큰 행복을 가져다 줄 줄은 생각도 못하였다.

가슴이 잔잔하게 설레였다.

 

'오장섭가족'이라 적힌 이름표를 가슴에 달고 7사단에서 준비한 버스에 올랐다.

아들이 지난 09년 춘천 102보를 거쳐서 신병교육을 마치고 자대배치 받아 지나갔던 길,

휴가받아  집에 오면서, 휴가 마치고 부대에 복귀하면서 지나갔던 길,

그 길을 엄마도 간다. 아들이 보았던 곳, 엄마도 눈으로 보러 간다.

아들이 견뎌낸 인내에 비하면 만의 하나도 안되겠지만 엄마도 느끼러 간다.

 

버스가 한참을 달려 상승칠성부대에 도착을 하였다.

구제역으로 인하여 혹한기훈련이 야외에서 취소되어 부대 연병장에는 훈련을 위한 준비가 되어있다.

탱크도 보이고 자주포도 보이고 군용짚차,여기 저기 발 맞추어 이동하는 장병들,

사랑방가족을 맞이하는 간부님들. 스피커에서 나오는 7사단가. 정말 군대 맞다.

부대역사관 관람을 마치고 위풍당당 정보통신대대에서 준비한 점심을 먹었다.

오이무침,배추김치,콩나물무침과 콩나물국에 계란을 얹은 밥을 한주걱 떠서 맛있게 먹었다.

신막사인 정보통신대대는 모든것이 최신이었다.

사회와 격리되었을뿐 누릴 수 있는 것은 모두 누릴 수 있었다. 티비도 '쿡'이다.

아들이 이야기했던 붕어빵도 px옆 가게?에서 굽고 있었다.

붕어빵이 세개에 천원. 민간인이 굽는 붕어빵과 값이 같다. 맛은 하늘과 땅 차이일까?

 

민통선으로 이동하던 중 곳곳에 독립중대가 있었다.

위병소를 지날때마다 통과의례를 치렀고 그때마다 독립중대 위병소에서 보초서는 아들이 생각났다.

민통선 안에는 민간인의 출입은 철저히 통제가 된다.

한봉하는 농민들만 군의 허락을 받고 출입을 할 수가 있다고 통솔 원사님께서 일러주신다.

가파른 재를 한참을 올라서니 7사단 소속이지만 주소지는 철원인 5연대 GOP소초가 나온다.

소초 바로 위에 위치한 칠성전망대내에서 군관계자님께 5연대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3중으로 된 gop철책 너머로 북한군의 소초가 보이고 망원경으로 북한군인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는 북한산은 민둥산이었다.

자급자족하는 북한군인들은 제 손으로 농사를 지어 먹을 것을 해결해야한다고 하니

그들도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일텐데 어린 병사들이 가여운 생각이 들었다.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S자 모양의 금성천이 하얗게 얼었다.

까악까악 울어쌓는 까마귀는 남과북을 자유로이 날아다니는데 새의 날개보다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우리 인간들은 서로의 가슴에 총부리르 겨누고 있으니 슬픈 현실이다.

철책 너머로 gp막사가 보인다, 고립된 곳에서 우리 장병들 정말 수고가 많다.

 

아들이 바라다본 그 곳이 궁금했었다.

밤하늘도,안개 낀 새벽아침도, 동이 트고 해가 지는 모습....

그리고 봄,여름,가을,겨울 사계가 미치게 궁금했었는데 그 중의 하나를 보았다.

가슴이 먹먹해졌다. 아들을 지난 겨울 GOP에 두고 퍽이나 울었었다.

낙오없이 훌륭하게 임무 완수해 낸 아들이 참으로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아들들아 수고하신다. 바통을 이어 받아 수고로울 아들들아 사랑한다.

 

3시 30분,부대방문행사릉 마치고 다시 칠성회관으로 이동을 하였다.

전우회사무국장님께서 저녁식사를 준비해 놓으셨다.

다른부대에는 없는 사랑방 카페는 7사단 전우회에서 장병부모님을 위하여 운영을 해주신다.

카페관리와 부대행사등 많은 일을 도움 주고 아이들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추위에 대비하여 겹겹이 입고 간 옷이 거추장 스러울 정도로 바람 한 점 없이 맑고 쾌청하였다..

사랑방카페 부모님들의 자식사랑하는 깊은 마음이 하늘에 닿았나보다.

수고해주신 7사단 군부대를 비롯하여 전우회관계자님들 그리고 예비역 정윤재어머님께

머리숙여 감사를 드린다. 내 생의 또 하나의 봄 날이었다.

 

지근토네 승용차로 화천에서 춘천으로 이동하여 동서울행 6시 40분 시외버스를 탔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김윤태 어머니께서 8시30분 차표를 끊어놓고 기다리고 계신다.

차를 마시며 짧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구운 옥수수와 음료를 차안에 넣어 주고는

버스가 떠날 때까지 뒷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마음씨가  따뜻한 사람이었다.

12시가 거의 다 되어 집에 도착하였다.

기다리고 계신 아버지랑 소주 한 잔 마시며 꿈같았던 하룻동안의 일들을 전해드렸다.

 

오늘도 수고로웠을 아들 사랑한다. 단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