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군대는 최고의 학교다.

didduddo 2011. 1. 20. 09:11

1월 20일 목요일(-169)

최근 탤런트 현빈의 해병대 자원입대가 화제다. 대한민국 남자들은 왜 군대 얘기만 나오면 할 말이 그렇게 많으며 신이 날까. 그 시절이 비록 고생스러웠지만 뿌듯한 자부심 속에 살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돌이켜보면 군대는 거칠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단련을 한 곳이었다. 군대야말로 인간 도장(道場)이라고 생각한다. 의지를 단련하고 인격을 가꾸어준다. 시련을 거쳐 형성된 인격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지옥 같은 유격훈련은 땀과 눈물의 범벅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이상 가는 인격 도야의 현장이 없는 것 같다.

군에선 가르치지 않는 게 없고 안 배우는 게 없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군대는 낯선 사람과 긍정적 인간관계를 맺는 훈련을 할 수 있는 최적지이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병사들은 저마다 개성이 있었다. 성장 환경은 천차만별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 조직 생활을 한다는 자체가 교육이다. 군은 문제에 부딪혀 해결해 보려 애쓰면서 배우는 곳이다. 당장의 난관, 장애, 고난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힘을 찾고 그렇게 순발력과 임기응변 능력을 키운다.

군에선 되지 않는 게 없고 못하는 게 없다고 한다. 그 역시 맞는 말이다. 세상에 군처럼 극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은 없다. 영하의 새벽에 팬티 차림으로 완전 군장 집합하고, 혹서기에 장거리 행군을 하고, 가스실에 갇힌 고통을 체험한 것은 모두 한계에 대한 도전이었다. 그렇게 '하면 된다' '안 되면 되게 한다'는 것을 배운다.

군대에선 참된 겸손도 배운다. 힘든 훈련 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몸을 낮추게 된다. 상급자로부터 질책당하고 압박을 받으면서 용서와 인내의 가치를 터득한다.

"고생하지 않으면 옳은 사람이 될 수 없다(不打不成人)"고 했다. 나는 남자가 군문을 거치면 청년 이상으로 성장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소년 수준에 멈춘다고 생각한다. '병역 미필은 인생 미수(未遂)이다'라고 생각한다. 너무 지나친 주장일까. 그렇다 해도 젊은이들에게 군 생활 2년은 결코 허송세월이 아니라 인생 충전(充塡)의 시기라고 외치고 싶다. 군 이상의 인생 학교가 없으며, 군 생활의 가치는 일생을 통해 실감하게 될 것이라고 알려주고 싶다.  이동진 · 전 롯데냉동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