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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꽃

didduddo 2020. 9. 23. 10:29

 

 

다시 태어나 무엇이 되고 싶냐는 물음에 잠시 망설였습니다.
사람으로 태어나 사랑해보았으니 다시 태어나면 꽃으로 피어도 좋겠다 생각했지요.
입으로 사랑도 말하고 입으로 상처도 주었으니 그저 눈짓과 몸짓으로만 사랑을 하고 싶다 생각했음이에요.
그대 뜰 어디에 피더라도 가장 아름답게 피어 한철 사랑하고, 다시 잊히고,
시들고, 꽃 지고, 땅으로 한없이 잠드는 그 순간에도, 오로지 한 꿈만 꿀 테지요.
이듬해 다시 돌아와 당신 눈에 가장 예쁜 꽃으로 피어날 테니 그때까지는 잠시 저를 잊어도 좋아요.
그래요 다시 태어나면 꽃으로 피겠습니다.
당신 뜰 구석진 자리 어디라도 한없이 피고 지며, 지나는 당신 눈짓만으로도
종일 행복에 겨울 바보꽃으로... 그리 피어나겠습니다.  이 선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