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 화요일(-255)
9박 10일 긴 듯 짧은 휴가를 마쳤다.
한시도 쉬지 않고 잘 놀았다. 집에서 몇끼니 먹지도 않고 잠도 밖에서 자는 날이 더 많았다.
일없이 집에서 빈둥거리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너무했다 싶다.
그 나이에는 친구가 좋은 때이다.부모이상으로 좋은 때이다.
언제인가는 가족의 소중함을 스스로 깨치리라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다 그러했듯이.
밤을 비우고 아침 6시 30분께 들어와서 어제 늦게까지 준비한 반찬에
밥 한그릇 먹고는 친구가 동행해 주는 복귀길에 나섰다.
"엄마, 울지마~" 배웅하는 엄마를 뒤로하고 성큼성큼 집을 나섰다.
때이른 추위가 왔다. 올 겨울은 얼마나 또 추울까. 아들 부대복귀날 매서운 가을바람과 함께 전국에
8년만에 기습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울릉도에서는 올가을 들어 첫눈이 내렸단다.
당분간은 추위가 계속된다고 하니 옷 단단히 입어야겠다.
건강하게 복무 잘하다 두어달후에 다시 다녀가겠다.그때까지 수고하시고 다시 단결하라.
오후 8시 19분 033) 번호가 뜬다. 어제 밤새 술 푸고 잠도 못잔 상태인데
잘 도착하였는지 종일 애가 타게 기다렸는데 늦게야 소식을 준다.
친구들이 승용차로 동서울터미널까지 동행해 주어 고마웠고
부대까지 무사히 도착하여 복귀신고하고 저녁먹고 여장을 풀었다고.
안도의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이등병도 아닌데 왜 울어?" 그러게다.
새벽 3시에 근무(위병소)가 있다고 한다.
아직은 바뀐 부대의 상황파악이 안되었겠지만 곧 적응하리라 믿는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