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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병의 너스레

didduddo 2010. 10. 18. 13:29

 

10월 18일월요일(-263)

"엄마~~~"

전화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선다.

제딴에는 놀래주려고 그랬겠지만 연락이 없어 내심 기다리고 있던 참이었다.

기름기가 쏙 빠져 늘씬한 몸이 키가 더 큰 듯하다.

꼭 껴안아 주니 되려 내가 지 품에 안긴다.

남자들끼리만 부대끼다 보니 입이 거칠다.

"말좀 이쁘게 하지"

금새 바뀐 현실로 돌아와 말투를 바꾼다.

재잘재잘 ~~~~~재잘재잘~~~~~~~~~

준비해 놓은 재료로 밥피자 한판 뚝딱 굽고 부쳐둔 고기전이랑 호박전을 내놓으니

"아, 나 호박전 되게 먹고 싶었는데..."한다.

 쳐다보지도 않던 호박을 볶아 달란다.

세상에 눈뜨면 나물맛을 안다고 했던가. 군대서 어떤 세상을 보았을까.

친구랑 함께 머리를 자르고 여친도 만나고 11시 넘어 들어왔다.

간장게장에 호박볶음,김치찌게...막 지은 밥한공기를 맛있게 먹는다.

집밥이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다고 너스레를 떤다.

이등병만 아니면 군대생활 편안하다고...

후임들 인사받기 귀찮아 죽겠다고 제대로 너스레를 떤다.

힘든 시기 다 보내고 이제 전역할 일만 남았다고.

수고 많았다. 충분히 재충전할 시간이 되리라 믿는다. 욜심히 노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