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6일 수요일(-285)
"덜커덩,덜커덩" 창문을 흔드는 소리에
고개 내밀어 쳐다보니 아무도 없다.
지나가던 바람이 장난을 친 모양이다.
"나 잡아 봐라~~"
내가 저를 어떻게 잡냐.
문이 열려 있으면 들어와서 놀다 갔을 텐데
춥다고 닫아 놓았으니 심심했나보다.
여름내 놀다가라고 붙잡을 땐 언제이고
찬바람 난다고 새침하게 돌아서니 심술도 나겠다.
세차고 모진 추위 앞세운 채
바람의 짖궂은 심술은 겨우 내내 그칠 줄 모른다.
그렇게 모질게 심술을 부려놓고
봄이 오면 꼬랑지 살랑살랑 흔들며 화해를 청한다.
고얀 녀석이지만 큰 팔 벌려 안아 화해를 받아들인다.
바람은 인간보다 힘이 더 쎄니까. 바람아, 사랑한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