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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마

didduddo 2010. 7. 31. 15:38

 

할머니를 모시고 와서 목욕을 시켜드렸다.

몸을 못 가누니 누워 계신채로 땀을 많이 흘리신다.

병원에서 주1회 목욕을 시킨다마는 엄마가 한번 더 시켜드린다.

때를 벗기고 손발톱을 깎아 드리고 나니 땀범벅이다.

6남매 키워내시고 애쓴 보람도 없이 저리 계시니 인간사 애처롭다.

부부는 평생 살아도 남이요 자식도 언제인가는 떠나 보내야 한다.

부모님도 마찬가지다.

이미 가신 나의 아버지도 이제는 아기가 되어버린 어머니도.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길, 허무한 마음이 크다.

(아들 전화 오다)

"엄마 뭐해?"

10월 14일 GOP철수한다고

9월에 4박5일포상휴가 쓸거라고....

서로를 향하는 마음이 통하였나보다.

살아가면서 욕심을 부리지 않으려해도 욕심은 본능인가보다.

 

민지누나가 10개월간의 캐나다 유학을 마치고  다섯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한단다.

소희누나와 이모께서 마중을 가는 길이란다.

모녀간에 자매간에 얼마나 설레일까.

내색은 안하였지만 시린 마음으로 기다렸을 것이다.

 

아빠는 금산사 다녀오신다고 잔차타고 떠났다.

엄마가 시작한 일을 더 신이 나서 타신다.

길치인 엄마는 혼자서는 나서지 못하니 불쌍타.

 

"엄마" 하고 부르면 할머니는 눈을 꿈벅이며 쳐다본다.

열달 배 아파서 낳은 딸이라는 것을 인지하실까?

죽어라고 속썩혔던 둘째딸이라는 것을 인지하실까?

 

빈 마음에 채울 것도 없으면서 마음이 자꾸 비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