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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력 높일 혁신" "병사가 기계냐" 패치형 '짬밥' 논란

didduddo 2010. 7. 24. 14:25

몸에 붙이는 '전투식량' 개발 추진

군인에게 생존에 필요한 영양분을 입으로 먹지 않고 몸에 부착하는 패치 형태로 공급하는 첨단 전투식량 개발이 추진된다.

군이 새로운 전투식량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김무성 의원은 "군에 보급 중인 즉각취식형 전투식량에서 수증기가 심하게 발생해 적에게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즉석 전투식량은 철과 마그네슘을 가루형태로 만든 발열체에 물을 부었을 때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음식을 데우는 방식이다. 용기 내부에 달린 줄을 당기면 물이 금속 발열체로 들어가 반응을 일으키는데 이때 수증기와 수소가 발생한다. 수소는 보이지 않지만 눈에 보이는 수증기는 음식을 데우는 데 걸리는 시간 내내 노출 위험이 있는 게 문제였다. 또 부피가 커 휴대가 불편한 데다 먹고 버린 용기를 적이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혔다.

이런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방안으로 고안된 것이 패치형 전투식량이다. 패치 방식은 미 육군 산하 내틱(Natick) 군사연구개발공학센터에서 개발했다. 1954년 설립된 내틱센터는 미군의 강화 전투복, 전투식량 등 전투력 강화와 관련된 모든 분야를 다루는 연구소이다. 미 국방부는 내틱센터의 연구성과를 토대로 지난 2000년 '경피투과방식 영양전달시스템' 개발을 발표했다.

기본 원리는 금연 보조제로 널리 쓰이는 니코틴 패치 원리와 흡사하지만, 구조는 훨씬 복잡하다. 패치형 전투식량은 '비타민 공급 패치'와 '기능성 건강식품 공급패치'로 구성된다. 이들 패치에 달려 있는 센서가 피부를 통해 인체의 영양상태를 감지해 영양분 공급 여부를 결정하는 식이다. 병사(兵士)의 신진대사를 실시간으로 자동 감지, 필요한 영양분과 비타민 등을 공급하는데 피부를 통해 흡수시키거나 혈관으로 바로 보내기도 한다. 한마디로 영양 주사를 맞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하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패치의 장점은 패치에 대한 반발의 원인이 되고 있다.

패치형 전투식량의 최대 장점은 병사들이 육체적·정신적 피곤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 패치로 공복감 차단물질을 공급하면 배고픔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고지대(高地帶) 전투 시, 호흡곤란이나 추위를 덜 느끼게 하는 물질을 주입하면 극한 상황도 버틸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반대론자들은 "병사를 싸우는 기계로 만드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한다.

첨단 전투식량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민간 영역에선 패치형 영양전달시스템에 대한 기대가 크다. 개발업체들은 "소방관이나 광부, 우주인 등 급박한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있는 직업군에서 활용 가능하다"고 선전하고 있다. 다이어트용으로도 각광받을 가능성은 더 크다.

하지만 패치형 영양전달시스템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우리 군이 공급시기를 2025년으로 정한 것도 미국에서 상용화 목표로 삼은 때에 맞춘 것이다.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패치형 전투식량을 보급하기 위해선 인체에 공급할 필수 에너지원을 압축하는 기술 등이 개발돼야 한다. 또 팔뚝 등 인체의 일부에 부착한 패치만으로 몸 전체에 충분한 영양공급이 가능할지도 아직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