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질고 위험한 작전이야 전방에서 당연지사다.
비무장지대(DMZ)와 접한 남방한계선 일대를 지키며 밤낮으로
DMZ 내 수색·매복작전을 펼치는 수색대대 대원들 역시 DMZ 내에
일정 기간 상주 근무하는 경계소초(GP) 장병들 이상으로 우리의 주요한 파수꾼이다.
▲ 강원도 고성지역 수색대대 대원들이 헬기레펠훈련을 하고 있다
"장갑을 세 겹 껴도 열 손가락이 마비된 것 같아요. 이 정도 추위면 솔직히 믿을 건 정신력뿐입니다."
밤새 DMZ 매복을 마치고 나온 원종국(가명) 병장이 언 입으로 하는 말이 무척 부자연스럽다.
위장(僞裝)칠을 한 그의 얼굴 한가운데 거뭇한 코밑에서 콧물이 휙 떨어진다.
박은성(가명) 중대장(대위)은 "우리가 상대하는 적은 지형과 기상, 진짜 적까지 모두 셋이다"고 말한다.
지난 2월 강원도 모 사단 신병교육대 강당 무대, 군복 가슴에 빼곡히 흉장(胸章)을 단
김모 수색대대 중대장(대위)이 올라섰다. "최강의 자원을 뽑으러 여기 왔다.
수색대대는 365일 매일 군사분계선과 남방한계선 사이 수색과 매복작전을 벌이고,
GP보다 더 북쪽까지 올라가 수색한다."
희망자라고 모두 수색대대원으로 뽑진 않는다.
신체조건, 가출·범죄 경력, 가정환경, 학력, 심리검사와 면담을 통과한 이들을 선발해
특공무술, 헬기레펠 같은 과정을 포함한 수색요원화 교육을 몇 주간 추가 실시해 투입한다.
지난 3월 수색대대 연병장에서 열린 전입신고식에서 수색대대장(중령)은
"수색대대인은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고 신병들을 독려했다.
며칠 뒤 이 연병장에선 특공무술 경연이 열렸다.
눈·얼음·흙탕물이 범벅된 땅에서 대원들이 품새·낙법·겨루기·격파 무공을 선보였다.
7명이 엎드려 있는 인간 장애물을 뛰어넘어 낙법으로 사뿐히 착지하고,
머리·손(정권)·발(돌려차기)로 별안간에 송판을 깬다.
어느새 따뜻해진 바람결에, 아니면 이들의 내공에 놀란 양
깨진 고드름이 땅바닥에 맞부딪혀 "텅" 하는 소리를 냈다. 〈DMZ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