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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올레길.

didduddo 2010. 2. 5. 00:47

 

11월 8일 일요일

가게문 닫고 아빠랑 금강하구둑에 다녀 왔다.

칼국수를 아점으로 먹고 금강을 끼고 올레길이 생겼다길래 걸어 보았다.

서둘러 만들었는지 매끄러운 길은 아니지만 강을 끼고 걷는 기분은 괜찮았다.

출발하기전에 아들 전화를 받아서인지 발걸음이 가벼웠다.

 

 

 

 

 

11월 9일 월요일

네게 보낼 소포상자가 세개나 된다.

쳐다만 봐도 흐믓하다.

입이 벌어질 네 선임들 그리고 아들 모습이 그려진다.

얼른 도착해서 아들 먹고 싶다던 양갱 실컷 먹길...

오늘은 뭘하는지 전화가 없다.

 봄날처럼 날이 포근했다. 점점 기온이 떨어진다는데 아들 추울까봐 걱정이다.

소포 받으면 전화하고 필요한 것 있으면 말만혀.

아들! 보고잡다.

 

11월10일 화요일

잘 지내지?

어제 보낸소포  배달 완료 되었다고 문자가 왔다.

검열하고 네게 전달되려면 며칠 걸리겠다.

내일은 수능 예비소집날이다.

아들 공부도 안하고 셤본다고 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년이 지났다.

아득할 것 같아도 지나고 보면  순간이다.

지금 서로 힘들지만 지금을 회상하며 이야기 할 때가 있겠지.

아들 !  7사단 구호 단결!!! 할 수 있습니다.

잘 할 수 있지?

 

11월 11일 수요일

서해교전으로 군 기강을 다잡는다는데 아들도 근무서느라 바쁜겨?

병하는 수시로 우석대 가고 건영이는 내일 수능 치른다.

마음으로 셤 잘보라고 기도혀라.

날이 추워질라고 한다.

아들에게 못다 보낸 소포 내용  확인하고 싶은데 낼은 꼭 전화혀.

사랑한다. 나의 아들, 오 장섭...

 

11월 12일 목요일

오늘도 잘 지냈는지.

발열깔창하고 손장갑 인터넷 쇼핑으로 구입했다.

다른 엄마들 다 보내는 것 같아 맘이 급해서 그냥 구입했다.

불편하고 효능없으면 다른 걸로 구할테니 함 써봐.

오늘도 바빴냐?

군인이니까 군인답게 사회에서의 인연일랑 잠시 잊고

힘들고 외롭더라도 군 생활 잘 적응하길...

너만 겪는일 아니니까. 대한의 남자들이 걸어야할 길이니까.

내일은 비가 내린단다.

비온 뒤 기온이 내려간다고하니 몸 관리 잘하고  ...

선임들 깍듯이 모시고 후임 오면 따뜻하게 맞이하고.

아들 오늘도 보고 싶었다.

 

11월 13일 금요일

비가 왔습니다.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에도 오늘처럼 비가 왔습니다.
억수로 운수 좋은 날 새침하게 흐린 폼이 눈이라도 올 듯하더니

눈은 아니 오고 얼다가 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었습니다.
웬수엣돈,육시를 할 돈을 삼십원이나 벌어 일원어치 술 사먹고
조밥 먹다 병난 마누라가 먹고 싶다는 설렁탕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가던 날,

궃은비가 의연하게 내리었습니다.
사다 놓은 설렁탕이 임자를 잃어버린 날,괴상하게도 운수가 좋던 그 날처럼 

비가 왔습니다.


 기다리는 아들 녀석 전화는 아니 오고  비가 왔습니다.

김치랑 고추랑  쫑쫑 썰어 꼬들꼬들  전부쳐서

아들이랑 지 아버지랑 막걸리 한사발씩 하고 픈 날입니다.


비 그치고  추워진답니다.
옷 따숩게 입으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

 

 

 

 

11월 14일 토요일

잘 지내고 있는지... 맡은 일은 힘들지 않는지...

궁금한데 소식이 없으니 갑갑하다.

방한용품은 무엇이 필요한지 대충은 살펴봤다.

날은 추워지고 마음만 급해진다.

 

11월15일 일요일

간밤에 비가 내렸다. 기온이 더 내려간 듯하다.

그 곳은 눈이 왔겠다. 얼음도 얼었을까?

일요일이니 여유가 있을려나?

시간나면 전화한번 때려주셔...

힘들어도 어느곳이나 사람사는 곳이라 하였다.

지금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전 기수들이 해내었듯이 낙오하는 일 없이 잘 견디어 주었음 좋겠다.

이 겨울만 참고 견디면 다음해 봄이면 새우깡도 몇개 더 달고 좀 편안해지겠지?

사회에 나와서도 강인한 정신과 체력으로 역경 잘 헤쳐나가리란 생각에

엄만 아들이 지금은 힘들어도 보람된 일일거라 생각한다.

잠시 헤어짐에 익숙해지려고 엄마도 아들도 애써보자.

아들! 아자 아자 화이팅!!! 사랑한다.

6시 45분께 전화오다. 그동안 시름 때문에 애닳았던 마음이 한 순간에 사라진다.

일주일  만인데도  두어달은 된 것같다.

아들! 잘지내 줘서 고맙다.

 

11월 16일 월욜

아침부터 아들 전화 세 통이나 받고 요모조모 이야기하다보니 곁에 있는 듯 마음이 흐믓했다.

다음 주 부터 근무라니 수고롭겠다.

중앙시장에 나가 파하고 무우하고 고들빼기 사와서 다듬었다.

아빠 좋아하시는 꼬막도,김장철이라 여기저기 김치 담는다고 한다.

울 아들 묵은 김치 먹일려고 큰이모께 한통 달라하였더니 주신단다.

얼렁와서 김치볶아서  먹자고라고요.

든든한 아들 믿고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마.

아들도 잘 주무시길...

 

11월 17일 화욜

아들 ! 잘 주무셨나?  밥도 잘 먹고?

어제 장수에다 주문한 김치가  와서 통에 담아 옮겼더니 아침에 어깨가 아프다.

아들 있었음 옮겨 주었을텐데... 아쉽다.

파김치하고 무우김치 담가 냉장고를 가득 채워 놓으니 겨울 준비 다 마친 듯 든든하다.

미애이모부네 오셔서 가게 맡기고 팔복동에 물건하러 다녀왔다.

아빠는 엄마하고 가게에서 함께 식사하시고 운동 하러 가셨다.

기온이 더 내려간 듯하다. 울 아들 있는 곳은 진짜 춥겠지?

너 자신과  추위와의 싸움으로 올 겨울은 많이 고단하겠다.

겨울 지나면 봄이 온다는 사실은 참으로 중요한 부분이다.

오늘도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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