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구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이상으로 말이 많고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석달 먼저 짬밥 먹은 고참에게
계급장 떼고 맞짱뜨자고 했다고 엄마에게 고한다.
"같은 소초도 아닌 넘이 왜그런다냐. 너보다 크냐?"
묻고나니 우습다. 정신 차리고
"이노마, 군대는 짬밥순서여. 위에서 시키면 고분고분 따라야지..."
지 소초 선임들에게 야단은 맞았지만 은근히 편들어 주었다고.
팔은 안으로 꼬부라지는 것이니까.
학교 다닐 때도 화장실 뒤에서 맞짱 떴쌌더니만...
남자의 세계가 그러려니하고 크게 마음쓰지는 않았지만
태권도 단증을 믿은 탓도 있었다.
다시는 선임에게 대드는 일 없기로 약속을 하였다.
고 녀석이 과자도 갖다주고 어쩌고저쩌고하여 화해아닌 화해를 한 모양이다.
아들 초딩때 학교앞에서 친구 엄마에게 야단맞는다는 전화받고 학교앞까지 날다시피 뛰어갔던 일,
덩치가 산 만한 그 엄마, 엄마한테 된통 당하고 짹소리 못하고 궁시렁거리며 갔던 일 기억나지?
그 뒤로 학교에서 엄마 만나면 실실 피해다니고...ㅋ
싸움은 기술도 덩치도 중요하지만 목소리를 크게 내야 유리할 때도 있다.
자식일이라 골목길에서 큰소리 지르며 싸울 수 있는 용기도 있었겠다.
두배나 더 큰 덩치를 이기고 나서부터 아들이 엄마에게 갖는 신뢰감은 상당히 컸던 것 같다.
그 신뢰가 고마움으로 바뀌고 고마움은 사랑으로 바뀌어 이제는 엄마를 감싸 안아준다.
부디 계급장 떼고 쌈박질하는 일 없길...
서금요법 강좌를 다녀오는 길,
지구대 앞마당에 있는 목련이 꽃을 피우려 다투 듯 꽃봉오리들이 오종종 모여있다.
이제 막 핀 꽃은 사람보다 이쁘다. 아기처럼 이쁘다. 단결!!! 10,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