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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의 아들 장섭이에게,

didduddo 2010. 3. 4. 10:55

 

 

3월 4일 목요일

 

먼저 일병진급 축하한다.

감회를 묻는다면 아들은 "그저그래"라고 싱겁게 답하겠지만

엄마는 마치 엄마가 계급장 딴 것처럼 설레였단다.

놀러가는 듯 불현듯 가버린 아들이나. 떠나보낼 준비가 안되어 있었던 엄마 아빠나

참 길고 힘든 시간이었다.

이제는 차분하게 상황에 적응하고 안정되어 가니 한결 편안하다.

아들 목소리도  많이 여유로워 진 것 같다.

들뜨지 않고,조급하지 않고,볼맨소리 하지 않고,근무 서는 일, 눈 치우는 일.

맞지 않아 소리났던 것들이 이제사 아귀가 맞는 것 같다.

올라섰다고 교만하지 말고, 잊지 못할 좋은 선임,후임으로 기억되기에 힘쓰고, 일탈하지 말고.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다. 정말 애썼다.

 

어제 밤부터 비가 내린다.

강원도는 눈 소식이 있던데 이제는 눈이 오면 '오는갑다' 그러겠지?

어서 아들의 눈에 보이는 봄이 왔으면 좋겠다.

그곳의 사계는 선택된 자만이 눈과 가슴이 즐기는 곳이기에 좀더 깊게 품다  오려무나.

오래도록 기억되게, 그런 날 있었노라고 언제인가는 자랑 할 날 있을테니까.

 

6월에 휴가 다녀가면 병장달고 10월에 철책근무 끝나면  위로 휴가 나오고...

정지 되어 있는 것 같은 시간은 유수처럼 흘러 세월이 되고, 그만큼씩 성장을 하고

시간이 가지 않는다고 투정하지 마라.

언제인가는 가는 세월 붙잡고 싶을 때가 있나니.

살아가야 할 무수히  많은 날을 위하여  투자 하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더 차분해지면 남는시간 무엇을 공부할 것인가 생각하여 실천하였으면 좋겠다.

 

'알았어'라고 엄마 잔소리 하면 '알았어'라고 할텐데.

보고 싶을 때 전화통화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 장섭아. 오늘도 수고하여라. 단결!!!

 

편지 받으면 전화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