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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치고 장구치고...

didduddo 2012. 3. 15. 16:24

 

 

 

세상에서 울 아버지가 가장 잘 생긴 즐 알았었다. 가장 멋쟁이신 줄 알았다.

아버지는 오로지 자신을 위한 삶을 사셨다. 그런 아버지를 원망도 하며 살았던 것 같다.

아버지가 오십줄 넘어 시작하신 풍물, 흰 한복을 차려입고 장구를 메고 산으로 가서 한참을

노니다 오셨었다.  아버지를 그땐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을만큼 쇠약해지셨을 때, 재산 1호로 삼으셨던 카메라와

사물놀이를 유산처럼 주셨다. 이것을 제대로 쓸 줄 아는 자식이 너밖에 없을 것이라며...

창고에 넣어놓고 무심히  세월이 흐른 지금, 나의 손에 장구채가 들렸다.

풍류를 알고 즐기셨던 나의 아버지가 그 끼를 젤 많이 물려받은 자식인 줄 알고 계셨던 것일까.

요즘 드럼을 치면서 또 장구를 치며 아버지가 즐기셨을 흥을 조금씩 느끼고 있다.

아버지가 수 년을 두드렸을 장구를 꺼내 닦으면서  아버지가 무척이나 그리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