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동상으로 고생을 참 많이도 하였었다.
모든 것이 지금만 못했던 시절의 겨울, 동상은 당연한 것이었다.
치료법으로 콩을 넣은 양말을 신고 잠을 잤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찬바람만 불면 발가락이 언다.
동상은 고질병이 되어 계절을 따라 왔다 계절을 따라간다.
2년전 겨울, 강원도 최전방에서 아들이 얼굴과 발에 동상이 걸렸다고 소식을 전했을 때
그 고통을 알기에 많이도 울었던 것 같다.
핫팩과 발열깔창을 한보따리 보내는 수를 썼지만 동상은 가시지 않았다.
그해 겨울은 참으로 길고 멀었다.
아침에 일어 난 아들이 동상의 고통을 호소한다.
발가락이 벌겋게 퉁퉁 부었다.
더운물 받아 발을 담그게하고 주물러 주는 처방을 하였더니 가라 앉는 듯하지만
임시책일 뿐이다.
동상은 훈장처럼 겨우내 아들 곁에 머무를 것 같다.
반갑지 않고 원치 않는 훈장이요 되돌려주고 싶은 상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