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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망날 때까지 사는 것, 좋은 것이여?

didduddo 2011. 8. 31. 10:49

 

 

 

"엄만 벽에 똥칠할 때까지 살어. 내가 다 치워 줄테니까."

이마에 손을 갖다 대며 아들이 말한다.

병원에 다녀오지 않았음을 꾸짖으며

"왜 열이 안 내리지?"

걱정을 한다.

 

"다른 엄마들은 안 그래."

아들은 가끔 그랬다.

모성본능이 강한 동물이 있듯이  

자식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 더 클 뿐이라는 말에 동감을 한다.

그런 엄마에게 감사하고 고마워 할 줄 아는 아들이 되레 고맙다.

 

"그러다 엄마 살찌겠다."

아침을 먹어 본 기억이 없는 엄마가 아들따라 먹는 걸 보고는 흐뭇해한다.

첫 교시 수업시간에 맞춰 이른 시간에 밥을  짓는 일은 오랫만이다.

8시까지 푹 자고도 모자랐던 잠은 어디로 갔을까.

 

편두통,

애써 감추며 아들을 등교시키고 가게에 앉아 한참을 졸다 일어났다.

벽에 똥칠할 때까지 살라는 아들 말이 생각나 웃음이 난다.

늙어 안 죽는 것, 불로장생은 행일까 불행일까.

 

아들은 엄마가 언제나 씩씩한 줄 안다.

세상에서 가장 씩씩한 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