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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늙은 절 한 채 - 화암사(花巖寺)
didduddo
2014. 2. 24. 09:11
인간세(人間世) 바깥에 있는 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나를 미워하는지 턱 돌아앉아 곁눈질 한번 보내오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 화암사를 찾아가기로 하였습니다
세상한테 쫓기어 산속으로 도망가는 게 아니라 마음이 이끄는 길로 가고 싶었습니다
계곡이 나오면 외나무다리가 되고 벼랑이 막아서면 허리를 낮추었습니다.
마을의 흙먼지를 잊어먹을 때까지 걸으니까 산은 슬쩍, 풍경의 한 귀퉁이를 보여주었습니다.
구름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구름 속에 주춧돌을 놓은 잘 늙은 절 한 채 ...
화암사, 내 사랑 찾아가는 길을 굳이 알려주지는 않으렵니다.
안도현의 화암사, 내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