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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因緣)

didduddo 2010. 5. 6. 09:48

5월 6일 목요일

나비가 나흘째 보이지 않는다.

숫놈이라고 싸워 터졌쌌드만 다쳤을까?

엊그제 볼테기에 상처가 나서 

어디서 또 싸웠냐고 야단쳤드만 보이지 않으니 걱정이다.

암놈만 와서 소시지 먹고 소리없이 갔다.

몸을 맡기는 숫놈과 달리 아직은 경계를 하지만

엄마를 부르기도 하고 눈을 마주치기도 하는 걸 보면 많이 가까워졌다.

고양이수명이 25~30년이니 아직 노령은 아니다.

연을 맺은 것이 올해로 5년째이다.

보이지 않는다고 쉽게 잊을 인연은 아니다.

이따가 오면 혼을 내줘야겠다.

무사히 돌아와줘서 고마웁다고.... 주린배 잔뜩 채워줘야겠다.

 

어제 오후부터 내리던 비가 그치지 않고 계속내린다.

밤근무 서는데 수고로웠겠다.

이시간 곤한 몸은 깊은 단잠에 빠졌겠다.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서 다니시고 오늘도 단결하셔.

 

나비가 잠간 다녀갔다.

엄마 마음을 헤아렸는지 아주 잠간 다녀갔다.

볼에 난 상처가 병이 났는지 엉망이다.

얼마나 아팠을까? 살이 쪽 빠졌다.

많이 아팠다는 듯,걱정하지 말라는 듯 

애닲게 엄마를 부르며 몸을 부비더니 소시지 한입 먹고는 갔다.

도움을 줄 수 없어 아픈 나비에게 미안하다.

정을 거두는 일은 왜이리 버거울까.

나비가 엄마에게 작별 인사하러 온 것이 아니길...14:34

 

나비가 다시 잠간 다녀갔다.

이층에서 엄마 불러 대답이 없으면 아랫층으로 내려온다.

참치통조림에 밥 비벼주니 맛있게 먹고 몸단장까지 하다 갔다.

몸 추스리고 다시오길...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