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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 여린 꽃들을 꺾었는가.

didduddo 2010. 3. 28. 16:01

 

 

사내로 날 때부터

숙명처럼 받아들였던 국방의 의무,

사춘기 겪으며 사고도 치고 부모님속 썩히면서

중3병, 고3병 치르고 나서 대학물 좀 먹으려나 싶으니

나라가 부른다. 병역을 필하라고.

 

돈있고 빽있으면 면하던 시절도 있었으나

건강한 육체를 원망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빚진 것 없기에 목숨 담보하고 싶지 않건만

맡긴 몸은 내것도 부모님 것도 아닌 나라의 것이란다.

 

어무이 아부지 눈물 콧물 다 빼놓고

가슴에 돌덩이 하나씩 얹어 놓고 온 길이

나라를 위하고 부모형제를 위하는 길이기에

사나이 대장부 선택한 길에 후회는 없다.

맡겨진 몸 본래대로 보전하여

몸도 크고 마음도 커서 사회에 복귀하는 그날,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사내로서 국방의 의무

무사히 마쳤노라고,자랑스럽게 마쳤노라고,

 

하지만 세상은 그리 녹록치 않다.

피어보지도 못한 아까운 꽃,

이제 막 맺은 꽃봉오리,

그 여리고 어린 꽃을 누가 꺽었단 말인가,

누가 부모가슴에 못을 박았는가 말이다.

 

어찌보면 병역기피는 본능일지도 모른다.

자식 생명은  나의 목숨보다 소중하기에.

"아이고, 아까운 내새끼, 내 새끼 좀 살려주이소."

새끼따라 가겠다며 목놓아 우는 어머니.

그 어머니의 평생 눈물을 누가 닦아준단 말인가.

 

분단된 이 땅에 이토록 슬픈 참사는 이제 그만 입니다.

겸손하고 조심하는 마음으로 정중하게 

여리고 소중하고 아깝고 고귀하고 숭고한...

어린꽃들의 명복을 빕니다.